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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신인상 문동주 "AG 금메달 가장 기억나…내년 타이틀 노릴 것"

한화 이글스 문동주(19)가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신인상을 받았다.문동주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에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2년 차인 올해 꽃을 피웠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더니 4월 12일 광주 KIA전 1회 때 직구 구속 160.1㎞/h를 기록, KBO리그 최초로 160㎞/h를 넘긴 한국인 투수가 됐다. 시즌 초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흔들렸던 한화 마운드를 지킨 실질적인 에이스였다.다소 기복도 있었다. 4월 평균자책점 2.38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5월 평균자책점 8.22로 주춤했다. 그러나 한 계단씩 성장을 이어갔다. 6월부터 안정감을 찾아갔고, 그달 24일 NC 다이노스전 8이닝 무실점으로 한 경기 개인 최다이닝도 기록했다. 지난해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여섯 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세 번 만들었다. 10승 달성은 실패했으나 국가대표에서 활약이 빼어났다. 문동주는 지난 9월과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그리고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세대 교체를 내세운 두 대표팀에서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31로 활약,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베어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 못지 않은 호투를 펼쳤다. 특히 온 국민의 관심을 모은 AG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 대만 타선을 압도하고 대표팀의 4연속 금메달 수상을 이끌었다. 문동주는 "두 번 다시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이다. 감사하다. KBO 시상식에서 (포수) 최재훈 선배님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선배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여러 장면이 다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지만, 국가를 대표해 나간 AG에서 금메달을 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문동주는 이제 '신인' 타이틀을 떼고 '에이스'를 꿈꾼다.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에릭 페디(NC)로부터 "내년 MVP를 받아보라"는 응원도 들었다. 문동주는 "내년에는 신인왕이 아닌 개인 타이틀을 받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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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10승 걸린 에이스 매치, 137㎞가 149㎞를 이겼다

10승 달성을 걸고 국내 에이스 두 사람이 붙었다. 웃은 건 평균 구속 12㎞/h가 느린 고영표(31·KT 위즈)였다.고영표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뤘고, 그의 호투에 힘입은 KT가 3-1로 승리하면서 개인 시즌 10승(5패)도 기록했다. 상대가 만만치는 않았다. 두산도 국내 에이스 곽빈을 내세웠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승선했고, 최고 155㎞/h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승 3패에 시즌 평균자책점이 2.34. 고영표(2.50)보다 조금 더 '철벽'이라 할 수 있는 에이스였다. 곽빈도 이기면 데뷔 후 첫 1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이날 두 투수의 평균 구속 역시 차이가 컸다. 곽빈은 직구 최고 153㎞/h, 평균 149㎞/h를 기록했다. 반면 고영표는 최고 140㎞/h, 평균 137㎞/h에 그쳤다. 고영표의 직구 평균 구속과 곽빈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137㎞/h)이 비슷한 수준이었다.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판정승을 거둔 건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6회까지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부터 6회까지 4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안타를 내줬지만, 모두 산발 안타였다. 사사구를 내주지 않으니 장타를 맞더라도 연타만 없으면 실점이 나올 수 없었다. 6이닝 동안 무사사구를 기록한 '제구 마스터' 고영표다운 경기 내용이었다.고영표와 달리 곽빈은 1회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1회 선두 타자 김민혁을 상대로 시작하자 마자 볼 3개를 연달아 던진 게 발목을 잡았다. 결국 김민혁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후속 타자 이호연과 황재균에게 연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주자가 쌓인 탓에 적시타가 아닌 땅볼로 추가 실점도 기록했다.곽빈도 실점 후엔 호투했다. 2회부터 4회까지 삼자 범퇴 행진이 이어졌고, 구위를 앞세운 탈삼진 쇼도 함께했다. 5회 위기를 맞았으나 자력으로 극복했다. 1사 후 2연속 안타를 맞는 등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황재균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존 한 복판에 슬라이더를 꽂아넣어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고영표도 6회 첫 실점을 내줬다. 1사 후 호세 로하스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당겨치는 2루타를 맞았고, 그 역시 적시타 없이 실점을 허용했다. 로하스는 김재환의 진루타 때 3루로 갔고, 고영표의 폭투를 틈타 만회 득점을 만들었다.KT 타선은 흐름을 두산에 내주지 않았다. 한 점을 내준 후 바로 한 점을 되갚았다. 7회 초 1사 후 배정대가 곽빈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기록했고, 2루에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인 끝에 투수 보크로 3루까지 진루했다. 배정대가 만든 베이스 하나는 결국 후속 타자 김민혁의 희생 플라이 1타점으로 이어졌다. 고영표도 7회 위기를 맞았으나 곽빈과 달리 스스로 극복했다. 고영표는 7회 말 1사 후 강승호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늘어난 투구 수, 첫 사사구에 이강철 KT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랐지만, 투수 교체는 없이 에이스를 믿었다.고영표는 믿음에 부응했다. 2사 후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정수빈에게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 기어이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직구나 주 무기 체인지업이 아닌 커브로 타이밍을 뺏은 게 주효했다. 고영표의 뒷문은 박영현이 지켰다. 박영현은 8회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지켜 시즌 20호 홀드를 기록했다. 마무리 김재윤도 9회 등판, 무실점 시즌 19호 세이브로 고영표의 승리를 지켜냈다. KT 타선에서는 9번 타자로 나선 배정대가 유일 멀티 히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두산은 곽빈이 7이닝 6피안타 2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고영표에 판정패하며 시즌 4패(9승)를 기록했다. 타선은 산발 6안타를 쳤으나 고영표 상대로 기회를 만드는 데 실패해 패배를 떠안아야 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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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세대교체, 숙제는 지금부터

이제는 선택지가 없다. 황금 세대가 물러난 한국 야구대표팀이 다시 새로운 숙제 앞에 섰다.한국은 지난 13일을 끝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B조로 2승 2패를 거뒀고,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불명예를 안았다.대표팀에게 2023 WBC의 끝은 단순히 한 대회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대표팀을 책임졌던 이른바 황금 세대가 모두 대표팀에서 물러난다. 2008년 스무 살 나이에 처음 대표팀에 승선했던 김현수와 김광현이 대표적이다. 이번 WBC 주장을 맡았던 김현수는 13일 경기 종료 후 "제가 주장을 맡아 선수들을 잘 이끌지 못했다"며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라 선언했다. 김광현은 귀국 후 개인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국가대표란 꿈이었고 자부심이었다. 오늘부터 랜더스의 투수 김광현으로 언제나 그랬듯 경기를 즐길 줄 아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을 던지는 그런 선수로 돌아가려 한다"고 대표팀 은퇴를 전했다.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건 두 사람이 전부가 아니다. 앞서 스프링캠프 출국 전 마지막 태극마크를 시사했던 최정을 비롯해 박병호·양의지·양현종 등은 모두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다음 대회가 2026년인 점을 고려하면 이용찬·오지환·박건우·고영표 등 30대 선수들의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대표팀은 이미 대회 전 세대교체 논란을 겪었다. SSG 랜더스 추신수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당장의 성적보다도 앞으로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가 안 가는 게 맞고,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더 많아야 했다. 언제까지 김광현·양현종이냐"라고 한 말이 도화선이 됐다. 8강 진출이 좌절된 후 이순철 해설위원은 본지 관전평을 통해 "국제대회에선 상대 국가를 이기고 좋은 성적을 내 한국 야구 위상을 높여야 한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키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그러나 이제는 선택지가 없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연령 제한(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 차 이하)에 따라 반드시 젊은 선수들이 출전해야 한다. 11월 열리는 APBC(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역시 만 24세 이하 선수로 출전이 제한된다. 나이 제한이 없는 2026 WBC까지는 3년이 걸리는 만큼 필연적으로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 원하지 않아도 세대교체를 해야 하고, 실력 우선으로 하려 해도 베테랑을 뽑기 마땅치 않다.이강철 감독은 14일 귀국 인터뷰에서 “어린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소형준·이의리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자기 공만 던졌어도 좋은 결과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두 선수를 질책하는 게 아니다. 이 감독은 "나도 아쉽지만, 본인들은 더 아쉬울 거다. 경험을 쌓았으니 아시안게임, APBC같이 다음 대회에서는 더 좋은 결과 낼 거다. 국민들께서 기다려주신다면 좋은 성과를 낼 거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어린 투수들은 제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소형준은 호주전에서는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역전패의 첫 빌미가 됐다. 반면 마지막 중국전에서는 안정적이고 공격적인 투구로 3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상대 팀의 기량 문제였다고만 보기에는 내용 차이가 극단적이었다. 소형준 외에도 황금 세대를 제외한 투수진 대다수가 WBC가 처음이었다. 첫 경기부터 승부처인 호주전을 맞이했고, 연이어 강적 일본을 맞이해 긴장감에 무너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물론 경험 부족은 영원한 변명이 될 수 없다. 이강철 감독도 "자신의 것을 다 발휘하지 못하면 그것도 실력"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대회 난이도가 낮은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납득할 만한 성과가 반드시 나야 다음 WBC에 대한 '견적'이 설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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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WBC 한일전, 키는 ‘떨공’에 있다

한국의 '팔색조' 투수진이 14년 만에 재회한 '우승 후보' 일본 타선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한국 야구대표팀은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친다.일본은 이번 대표팀에 일본 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MLB) 선수들도 함께 한다. 무엇보다도 기량이 절정에 달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투타 겸업으로 모두 출전하는 만큼 투·타에서 파괴력이 여느 팀 못지않다. 힘 대 힘으로 한계가 있다면, 다양한 카드를 적재적소에 써야 승산이 있다. 마침 일본과 만나는 시점도 투구 수 제한이 최대 65구인 1라운드다. 에이스 매치 대신 불펜 대결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이번 대표팀 투수진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됐다. 왼손과 오른손의 균형도 좋고, 사이드암 투수도 여럿 승선했다. 투구 레퍼토리나 결정구도 가지각색이다. 무엇보다 카드를 쥔 사람이 누수 전문가 이강철 감독이다. 그는 KT 위즈를 투수 왕국으로 만들었고, 빈틈없는 단기전 투수 운용으로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 전승 우승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주목할 건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지는 종 변화구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월 4일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호주 타자들의 스윙 궤도를 분석해 각이 큰 변화구나 포크볼이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고 했다. 구창모, 이용찬, 박세웅, 김원중은 포크볼을 결정구로 구사할 줄 알고, 고영표와 원태인 등은 체인지업이 주 무기로 꼽힌다. 특히 이용찬과 김원중, 고영표는 종 변화구를 패스트볼보다 많거나 비등하게 던지는 '떨공(종으로 떨어지는 공) 마스터'다.호주전을 위해 준비한 종 변화구는 한일전에서도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일본 대표팀에서 베스트 9으로 꼽히는 타자들 대부분은 정상급 타격 성적을 기록했고, 직구와 슬라이더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신 종 변화구에는 상대적으로 약점을 드러냈다. NPB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주전 1루수 야마카와 호타카는 지난 시즌 체인지업(0.143·이하 상대 타율) 상대로 부진했다. 대표팀 단골 2루수 야마다 데쓰토도 체인지업(0.067)과 포크볼(0.200)을 모두 공략하지 못했다. 일본 국내 선수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웠던 최연소 MVP(최우수선수) 무라카미 무네타카도 마찬가지였다. 포크볼(0.118)과 체인지업(0.233) 상대 성적이 직구(0.365) 슬라이더(0.339) 컷패스트볼(0.394) 등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메이저리거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MLB 데뷔 시즌을 치른 스즈키 세이야는 2021년 NPB에서 포크볼(타율 0.147) 상대로 부진했다. 미국 무대 이적 후인 지난해에도 체인지업(0.176) 스플리터(0.200)를 공략하지 못했다. 최고 타자로 꼽히는 오타니조차 지난해 체인지업(0.191) 스플리터(0.227) 공략에는 어려움을 겪었다.KBO리그 투수들의 변화구가 MLB·NPB 투수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그러나 약점은 약점이다. 이강철 감독의 판단이 적중하고 승부처에서 투수들의 결정구가 제대로 '떨어진다면', 반전 가능성은 충분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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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투손] 1루 버티는 거목 박병호가 꿈꾸는 '유종의 미'

박병호(37·KT 위즈)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50인 관심 명단에서 빠졌다. 9월 중순 주루 중 발목 인대가 파열된 탓이었다. 수술 대신 복귀가 빠른 재활을 선택, 포스트시즌에 돌아왔지만 100% 몸 상태는 아니었다.WBC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물음표가 찍혀 관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지난 1월 발표한 최종 엔트리(30명)에 포함됐다. 관심 명단에서 제외돼도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는 대회 규정상 몸 상태를 빠르게 추슬러 태극마크를 달았다.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WBC 야구 대표팀에서 그의 어깨가 무겁다. 박병호는 대표팀 최고참이다.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합류가 불발되면서 대표팀의 유일한 전문 1루수이기도 하다. 오프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은 최지만은 관심 명단에 포함됐지만, 소속팀 피츠버그의 반대로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이강철 감독은 최지만의 대체 자원으로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을 비롯한 1루수가 아닌 외야수 최지훈(SSG 랜더스)을 발탁했다.박병호는 "WBC에 (대표로) 뽑혔을 때부터 1루 수비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최지만 선수의 (참가) 확률 가능성이 반반이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돼 있었다"며 "그냥 똑같다. 부담보다 경기에 나가면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할 거다.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팀 후배 강백호(KT)가 1루수 훈련을 할 때 여러 조언을 건네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그리고 조금씩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이 "병호 덕분에 백호의 1루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할 정도다. 박병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AG)부터 총 네 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멤버이고, 2019년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선 인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AG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유독 WBC와는 인연이 없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2017년에는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 등에 밀려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이번이 첫 출전이다.대회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1986년생인 그에게 이번 WBC는 박병호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수 있다. 그는 "(앞서 나갔던) 국제대회에서 (개인)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많은 비난도 들었고, 그럴 때마다 후회가 남았다. 선수들과 똘똘 뭉치고 상대 분석도 잘해서 후회 없이 귀국하는 게 목표"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병호는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4번 타자로 출전해 1할대 타율로 부진한 바 있다.조금씩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열린 NC 다이노스와 첫 연습 경기에선 4번 타자로 3타수 2안타 1타점, 20일 KIA 타이거즈와 연습 경기에서도 5번 타자로 2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현역 빅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합류하더라도 중심 타선에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의 연습 경기에선 모두 지명 타자로 출전했지만, 1루 수비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박병호는 2020년과 2021년,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으면서 태극마크와 멀어졌다. 프로야구 안팎에선 "박병호의 시대가 끝났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2022년 홈런왕(35개)에 오르며 반등했다. WBC는 그가 스스로 만든 '유종의 미'를 거둘 좋은 기회다. 박병호는 "일단 발목이 이슈인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 같다.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수비나 타격할 때의 느낌은 전혀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타선에 상관없이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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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애리조나] 감독·선수에 스태프까지…WBC 대표팀 조력자 KT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을 보면 'KT 위즈'가 보인다.KT는 이번 WBC 야구 대표팀에 선수 포함 총 8명의 관계자가 포함됐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선수 4명(박병호·고영표·강백호·소형준) 뿐만 아니라 김기태 타격 코치, 홍주성 트레이너, 강재욱 불펜 포수가 대표팀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WBC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구단은 LG 트윈스(6명)지만 코칭 스태프와 지원 스태프를 포함하면 KT가 1위. "국민 기업 KT가 코리아 팀(Korea Team)의 약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현재 WBC 야구 대표팀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 중이다.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는 KT 스프링캠프지이기도 하다. 베테랑 박병호는 "KT 스프링캠프 구장이 (대표팀 훈련지) 바로 옆이고 감독님부터 코치님과 스태프까지 함께해왔던 사람들이 많아 금방 분위기를 익힐 수 있었다. 첫 WBC 출전을 앞두고 훈련했는데 약간 긴장되지만, 비시즌부터 일찍 몸을 만들어서 그런지 컨디션이 괜찮다"고 말했다.투수 고영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옷을 입고 훈련하니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했다. 내야수 강백호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니 이 유니폼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계속 KT에서 훈련을 봐주셨던 김기태 코치님께서 본격적으로 지도해주셨는데, 더 집중해서 차차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투수 소형준은 "계속 훈련하면서 이 옷에 어울리는 '이러니까 국가대표지'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대표팀을 지원하는 조력자도 적지 않다. 홍주성 트레이너와 강재욱 불펜 포수도 그중 하나다. 홍 트레이너는 "대표팀 내에 내가 관리해봤던 선수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트레이너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력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실전에서 100 이상의 기량을 뽐낼 수 있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재욱 불펜 포수는 "첫 연습부터 (소)형준이의 공을 받아봤는데 직구 위력이 좋았다. 확실히 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니 공에도 더 책임감과 힘이 실리는 것 같다. 투수들과 호흡 많이 맞추며, 공인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전했다.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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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등판서 ‘149㎞’…최고 컨디션으로 WBC 향하는 곽빈

출격 준비를 마친 곽빈(24·두산 베어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곽빈은 지난 11일 훈련을 끝으로 소속팀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호주를 떠났다.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훈련이 진행될 미국 애리조나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15일 애리조나에 집결한 대표팀은 이제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두산에서는 곽빈에 더해 정철원, 양의지까지 3명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두산 선수가 8명이나 승선, '국대 베어스'로 불렸던 걸 떠올리면 적은 수다. 두산의 팀 성적(2022년 9위) 역시 그때만 못하다. 그래도 세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FA(자유계약선수) 역대 최고액(4+2년 152억원)을 기록한 양의지는 이번에도 확고한 주전 포수다. 지난해 신인왕인 정철원은 강속구 불펜으로 쓰임새가 많다. 성인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곽빈을 향한 기대도 크다. 곽빈은 지난해 최고 시속 155㎞를 기록했던 파이어볼러다. 최고 구속만 본다면 이번 대표팀에서 고우석, 정우영과 함께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선발 투수 중에는 단연 1위다.강속구 투수 곽빈의 임무가 막중하다. 이강철 감독은 이번 대표팀 투수진을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했다. 곽빈과 함께 김광현·양현종·박세웅·고영표·원태인·소형준·구창모·이의리·김윤식 등 총 10명이 선발로 기용될 수 있다. 이들은 저마다 경험도, 유형도 다르다.이강철 감독은 대표팀 선발 후 "김광현과 양현종은 중요할 때 기용하겠다. 중간이나 마무리로 나갈 수 있다. 투구 수 제한이 있으니 좋은 선수들을 중요한 순간에 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강철 감독의 말로 추론한다면 곽빈은 선발로 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승부처에 나서는 것보다 처음부터 던지는 게 부담이 덜하다. 이미 불펜에는 파이어볼러가 여럿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안우진이 선발되지 않은 탓에 강속구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있다. 곽빈은 그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카드다. 변화구 구사 능력이 필요한 상대라면 베테랑이 중용되겠지만, 직구 구위로 제압해야 하는 경기라면 곽빈이 최선의 선발 카드다.이미 구위는 충분히 올라왔다. 대표팀 선발 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가서 잘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준비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약속한 바 있다. 컨디션은 이미 최상이다. 곽빈은 지난 10일 훈련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산 구단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그는 이날 직구 최고 시속 149㎞를 기록했다. 캠프에서 기록한 최고 스피드도 시속 152㎞에 달한다. 당장 마운드에 올라도 충분한 수준이다. 팀 동료들도 곽빈의 구위에 엄지를 세웠다. 이날 진행한 라이브 배팅에서 두산 주축 타자들은 곽빈을 상대로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 양석환에게만 초구 안타를 허용했을 뿐 김재호·양의지 등 다른 타자들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그라운드 밖에서 곽빈의 투구를 지켜본 양석환 등 팀 선배들은 그를 두고 "역시 WBC 대표팀 선수는 다르다." "곽타니(곽빈+오타니 쇼헤이)"라며 구위를 치켜세웠다.곽빈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구단과 영상 인터뷰를 통해 “우리 두산 선수가 잘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나라를 위해 최선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적만큼 건강도 중요하다. 곽빈은 지난 2018년 10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후 약 2년 반이 흐른 2021년에야 마운드로 돌아왔다.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재활훈련 기간이었던) 3년의 시간을 정말 잘 이겨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떠올릴 정도였다. 복귀 후 두 시즌을 건강하게 마무리한 곽빈은 "다치지 않고 잘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차승윤 기자 2023.02.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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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영상' 체인지업 노하우 장착, 진화하는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

지난 1월 대부분의 선수가 휴식을 취하거나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할 무렵,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23)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따뜻한 지역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원태인은 사비를 들여 미국 마이애미행 표를 구매, 고영표(32) 소형준(22·이상 KT 위즈)과 함께 미국에서 한 달 동안 훈련했다. 원태인이 미국에서 훈련하게 된 배경엔 소형준의 제안이 있었다. 전 KT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6)가 옛 동료들을 집으로 초대하면서 합동 훈련을 제안했고, 소형준이 원태인을 끌어들이면서 '마이애미 원정대'가 꾸려졌다. 세 선수는 미국에서 한 달간 동고동락하며 서로 도왔다. 각자의 노하우와 피드백을 끊임없이 공유했다. 소중한 기회도 찾아왔다. TV에서만 볼 수 있었던 메이저리거들을 만났다. 샌디 알칸타라(28·마이애미 말린스)와 아롤디스 채프먼(35·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투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투구를 직접 보는 기회도 얻었다. 특히 2022년 만장일치 ‘사이영상’ 투수 알칸타라의 투구는 원태인의 마음을 흔들었다. 생전 처음 보는 체인지업이 눈앞에서 오갔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체인지업의 구종가치(24.5)가 가장 높은 선수였다. 평균 시속 91.7마일(147km)의 고속 체인지업으로 14승(9패)을 일궈낸 바 있다. 원태인의 주 무기도 체인지업이다. 국내에서 고영표와 함께 체인지업 구사율 1, 2위를 다투는 원태인으로선 알칸타라의 위력적인 체인지업이 탐이 날만 했다. 원태인은 알칸타라를 찾아가 체인지업 그립 방법이나 투구 밸런스 등 노하우를 끊임없이 물어보며 자신의 구종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했다. 원태인의 체인지업은 새 시즌 ‘키(key)’가 될 전망이다. 특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기대가 크다. 이강철 감독은 이번 WBC 대표팀을 꾸리면서 변화구 구사가 좋은 투수들을 대거 뽑았다. 첫 경기 호주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호주가 변화구에 취약하다는 점을 노렸다. 체인지업이 무기인 원태인도 같은 이유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사이영상 투수의 노하우를 얹은 원태인의 ‘뉴 체인지업’에 관심이 쏠린다. 호주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원태인과 그의 체인지업이 넘어야 할 산은 많고 높다. MLB에서 뛴 선수들이 즐비하다. 업그레이드된 원태인이 체인지업이 이들에게도 통할지 두고 볼 일이다. 기존 KBO 공인구에 비해 크기가 크고 다소 미끄럽다는 WBC 공인구(롤링스) 적응도 과제다. 원태인은 체인지업을 앞세워 생애 두 번째 국제대회에 나선다. 이번 WBC에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출전하는 만큼 자신의 실력을 시험하고 증명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원태인은 “세계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이지 않나. 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자부심을 느낀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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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완벽’ WBC 투수진, 여기에서 더 교체할 게 있나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30인의 명단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기량이 떨어진 선수를 '국제대회 경험' 등 뜬구름 같은 이유로 선발하지 않았다. 향후 병역 특례를 의식해 뽑은 선수도 없다. 그런데도 각 포지션에서 정상급 선수들을 뽑았다. 20대 선수들도 대거 승선했다.백미는 15명으로 구성된 투수진이다. 국내 최고 투수 전문가로 꼽히는 이강철 대표팀 감독이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선택한 명단을 보면 '완벽'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대표팀 간판 투수가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이라는 점만 고려한다면 명단이 식상할 수도 있다. 추신수(SSG 랜더스)가 지난주 한인 라디오 방송에서 "언제까지 김광현·양현종인가. 일본에서도 '또 김광현이 있다'라는 기사가 나온다"고 짚은 이유다. 추신수는 "이 선수들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다. 실력 좋은 젊은 선수가 많다. 왜 그런 선수가 (발탁이) 안 되느냐"며 문동주(한화 이글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명단을 세심히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추신수가 말한 '실력 좋은 젊은 선수'들은 이미 대거 승선했다. 투수 15명 중 20대 선수가 10명에 달한다. 이미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구창모(NC 다이노스) 고우석(LG 트윈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소형준(KT 위즈) 이의리(KIA) 등은 물론 가능성만 보여준 곽빈과 정철원(두산 베어스) 김윤식(LG) 등도 뽑혔다. 물론 '광현종'을 포함한 베테랑도 5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단순히 경험만 믿고 뽑지 않았다. 대신 투수 유형의 다양성을 고려했다. 이 감독은 "상대 타자들의 스윙 궤적를 고려해 포크볼 등 낙차 큰 변화구를 구사하는 투수들을 뽑았다. 호주전을 대비해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를 선발했다"도 설명했다.김광현은 2022시즌 리그 최고의 '변화구 에이스'였다. 직구(27.6%)보다 슬라이더(38.1%) 체인지업(22.7%) 구사율을 높여 평균자책점 2위(2.13)를 기록했다. 양현종은 직구 구사율(52.6%)도 높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모두 20% 이상 고르게 구사할 줄 안다. 두 투수는 나이와 경험만 많은 게 아니라 상대 타자 유형에 맞춰 결정구를 다르게 던질 수 있는 역량이 있다.다른 세 명도 이 감독이 원했던 낙차 큰 변화구를 보유했다. 고영표(KT)는 '국제대회 필수'로 꼽히는 사이드암스로 투수고 리그 최고의 체인지업을 보유했다. 지난해 체인지업 구사율(46.1%)이 투심 패스트볼(38.2%)보다 높았고, 성적도 훌륭했다. 이용찬(NC)과 김원중(롯데)의 임무는 포크볼 구사다. 각각 구사율 46.6%와 46.4%로 리그 1·2위를 기록했다. 물론 이 모든 점을 고려해도 안우진을 뽑지 않은 건 전력 손실이 크다. 그는 투수 2관왕·골든글러브 수상자·역대 국내 투수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 보유자다.이번 WBC는 투구 수 제한이 엄격하다. 에이스 한 명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려면 준결승 이상 올라가야 가능하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한국전을 지배(13이닝 무실점)했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모습을 다시 보기 쉽지 않다. 그리고 대표팀의 1차 목표는 14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1라운드 통과다.안우진은 뽑았을 때와 뽑지 않았을 때 각각의 리스크를 저울질해야 하는 선수다. 대표팀은 이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선발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유튜브를 통해 "당시 선수단 전체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떠올렸다. 리스크가 큰데 실익이 적다면 저울은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1.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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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걱정마세요" WBC 투수진, 따뜻한 곳서 벌써 구슬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이 하나둘씩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KBO리그는 현재 비활동 기간이다. 2월 1일부터 팀 훈련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 전지 훈련이 3년 만에 재개된다. WBC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먼저 해외로 떠나고 있다.이는 이강철(KT 위즈)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사항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부여할 계획이다. 몸 상태가 받쳐주지 않아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선 안 된다. (그동안 국제대회를 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모든 선수들이 후회 없이 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투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대개 투수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몸 상태를 차츰 끌어올려, 4월 정규시즌 개막에 100% 컨디션을 맞춘다. WBC 대표팀의 첫 경기 일정은 3월 9일(호주전) 열린다. 3월 초부터 전력 투구가 가능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WBC 대표팀 투수진(15명)의 절반 가까이 현재 해외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고영표와 소형준(이상 KT)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출국했다. 지난 시즌 KT에서 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추천으로 미니 캠프를 차려 훈련 중이다. 현지에서 2022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수상한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말린스)를 만나 체인지업 전수까지 받았다. 특히 고영표는 훈련을 위해 11월 초 득남한 아들과 안타까운 '생이별'을 선택했다. 고영표는 "아들이 태어나며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게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의리(KIA 타이거즈)는 같은 에이전시 소속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지난 9일 미국으로 떠나 로스앤젤레스(LA) 소재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2월 초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되는 KIA 스프링캠프에 합류 예정이다. LG 트윈스 정우영은 김윤식, 오지환 등과 함께 설 연휴도 반납하고 지난 21일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다. 정우영은 "한국은 너무 춥다. 잠실에서 운동하는데 날씨 탓에 그라운드에서 공을 던지기 어렵더라"며 "투수에게 (시즌을 대비해 몸을 만들) 열흘은 차이가 크다. 3월 대회니까 빨리 몸을 만들고 싶다. 올해엔 예년보다 페이스를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표팀 마운드 기둥 김광현(SSG 랜더스)은 25일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했다.대표팀은 2월 14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소집돼, 전지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개인사와 소속팀과 대표팀 간 캠프 이동거리 등을 고려해 국내에 남아 훈련 중인 선수들도 예년보다 일찍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우석은 새벽부터 나와 잠실구장에서 훈련하고 있고, 구창모(NC 다이노스)는 국내에서 비교적 따뜻한 제주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구창모는 "내 공이 국제대회에서 통할까 궁금하다. 빨리 WBC 무대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3.01.2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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